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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한 지 1년이 지났다

직장일을 하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거나 이직 준비를 하는데 1년을 썼다.
조금씩 성과는 나고 있지만 그래도 정말 내가 원하는 바를 얻을지 어떨지는 묘연하다. 어떨땐 성과를 못낼까 두렵다가 어떨땐 그냥 다 뒤로하고 쉬고싶다 생각한다.
한창 경주마처럼 달릴땐 새벽 세네시까지 일을 해도 잠이 안왔다. 피곤한 줄도 모르고 계속 일을 했다. 자연히 면역력 저하로 일주일에 한번꼴로 항생제를 받아먹었는데, 이제는 그런 시기는 지났다. 오히려 이 땐 몸은 힘들었지만 번아웃이란 생각은 안들었다. 성공해야한다는 마음에 불안감을 연료삼아 태우고 태울 수 있던 시기였다.
약간의 방향성이 잡히고 성과가 보이자 마음의 여유도 생겼다. 일을 시작하고부터는, 그리고 이렇게 쉬지않고 일을 하면서는 더더욱 주 3회 이상 운동도 하고, 밥도 잘 챙겨먹는다. 계속 일하기 위해선 체력이 기본이니까. 역설적으로 30년 인생 가장 체력이 좋은 것 같다. 하지만 주말 없는 삶이 지속되는게 쉽진 않다.
주변에선 쉬엄쉬엄하라고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날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생각이 스칠 뿐, 어떤 위로도 받지 못한다. 쉴 수 있었으면 진작 쉬었을 것이다. 날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 그래서 쉬라는 말을 한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든다. 고마움은 한 순간, 홀로 이겨내야한다는 냉정한 사실을 한 번 더 확인하고 외로움은 증폭된다. 내 문제는 나에게만 문제이며, 나만이 해결할 수 있다.
또 누군가는 왜 만족하지 못하냐며 질책할 것도 알고 있다. 만족의 문제가 아닌데… 그냥 그만 쉬면 되는 것이 아니냐 하겠지만, 내겐 해결해야만하는 문제가 있다.
해야할 일이 명확한데, 하기가 싫어서 자꾸만 회피하게 된다. 그렇다고 쉴 수는 없어서 여기저기 벌려놓은 일들을 건드리며 시간을 보내려 노력한다. 생산적이지 않게 시간을 쓰는 건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요즘은 내가 될 사람인지 안될 사람인지 알려줬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실패했어도 가치있었던 도전 같은 걸로 위로받고 싶지 않다. 그저 결과만이 날 자유롭게 할 것이란걸 알기 때문이다. 어떤 성과는 욕심에만 기반해 끝이란 게 없고 정신으로 만들어내야하지만 어떤 성과는 정신을 치유하기도 한다. 현재 나에겐 성과가 필요하다. 그러니 성과가 안날거라면 쉴 수 있게, 혹은 다른걸로 성과를 낼 수 있게 알려줬으면 좋겠다
#될까안될까
작성자: 익명
이 글은 스누라이프의 좋은 글을 소개하는 "이맛스 시리즈"의 열 번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