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그냥 진솔해서 좋았고
그 다음엔 나를 좋아해서 좋았고
그 다음엔 목소리가 좋고 웃는게 예뻐서 좋았다.
그러다 그 사람이 뒤를 보지않고 사랑하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되었고, 나는 가지지 못한 그 무모함이 좋았다.
시간이 지나
우리의 사이에 조금씩 잡음이 나기 시작했고
어느새 나는
그 사람의 목소리도 웃는 모습도 좋아하지 않게 되었다.
그 사람의 무모함은 망설임으로 바뀌었고
왜인지 나는 내가 그 사람의 어떤 모습을 좋아하는지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했던 그 모습이 사라진 후에도
나는 여전히, 전보다 더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었다.
좋아하지 말아야할 이유가 계속 쌓여가던 그 순간에도
나는 점점 더 그 사람이 좋았다.
그 사람의 겉모습이 아니라
처음의 그 모습들이 아니라
그냥
좋아할 이유가 사라진 그 순간에도 왜인지 그 사람이 좋았다.
결국엔
임계점을 넘어 헤어진 이 순간에도
내 마음엔 그 사람의 모습과 말들이 떠돈다.
나는 여전히 그 사람을 좋아한다.
이유도 모른채.
미워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작성자: 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