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5. 박성철

Part 1. 소개

Q1: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경영04 박성철입니다. 2010년 여름 삼성전자에 입사하였고, 입사 후 지금까지 쭉 MX사업부에서 SCM[Supply Chain Management]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SCM을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으나, ‘공급망에 관여하는 모든 Player간의 정보를 동기화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여 공급망 전체의 가치를 창출하고 향상시키는 행위’라고 통상 정의합니다.

Q2: 지금의 일을 시작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신입사원 선발 후 부서배치 설명회에서, SCM을 포함하여 마케팅/해외영업 등 다양한 직무를 소개받았습니다. 그 중 전 세계 생산~판매 공급망을 관장하며, 세계 곳곳의 수요를 정제하고 그 수요에 맞춘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현재 업무에 가장 흥미를 느껴 지원하였고, 운좋게 선발되어 현재까지 동일 부서에서 만 13년째 같은 직무 수행 중입니다.

Part 2. MX사업부 / SCM 관련

Q1: 신규 기종 혹은 소프트웨어가 출시되었을 때, MX 사업부 차원에서의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신규 모델의 컨셉이 결정되면 S/W, H/W 각각 개발이 진행되며, 동시에 Unpack행사 준비 및 출시 후의 마케팅 계획이 수립됩니다.
개발이 완료되고 제품이 시장에 발표되면 세계 각지의 생산법인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역시 세계 각지의 판매법인으로 배송합니다.
제품이 거래선에 판매가 이뤄지면 거래선에서 각 소매점으로 분배하고, 소비자가 구입하여 통신사를 통해 제품을 개통하게 됩니다.

Q2: Supply Chain 관련 업무에서 신입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꼭 Supply Chain 분야에만 국한되는 자질은 아니지만, 집중력과 분석력은 SCM 직무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역량입니다.
매주, 매일 전 세계로부터 입수되는 판매/생산/재고 등 수많은 데이터 중 어느 숫자가 현재의, 그리고 잠재적인 문제를 말하고 있는지 끌어내야 합니다. 방대한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 집중력과 Risk를 감지할 수 있는 분석력이 중요한 역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Q3: 최근 다양한 직무에서 AI가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MX 사업부에서 AI가 유용한 분야가 있을까요?

아직 생성형 AI를 업무에 본격적으로 접목시키기에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개발 측면에서는 개발 코드의 동작 검증 및 오류 점검, 판매 측면에서는 시장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VoC[Voice of Customer]의 Trend 분석 등 분야에서 AI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4: Supply Chain 분야의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시대에 따라 비록 그 형태는 변하지만, 제조업이 존재하는 한 공급망 관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와 가공공정을 준비해야 하며, 그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배송할 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다루는 Tool은 종이 표에서 엑셀로, 엑셀에서 DBMS로 바뀌고 있지만 제조기업에서 SCM은 항상 갖추어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핵심 요소입니다. 이에 SCM 분야의 전망은 드라마틱하게 떠오르는 분야는 아닐지라도, 개인/기업에게 모두 항상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Part 3. 직장

Q1: 졸업 후 같은 직장의 같은 업무를 계속 하셨는데, 소속 변경이나 이직 등의 고민은 없으셨나요?

Supply Chain 업무는 공급망 전체를 관장하는 특성 상, 필연적으로 회사 내의 다양한 조직과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개발/구매/품질/영업/마케팅 등 회사의 각 분야도 중요하지만, 전 분야와 접하며 사안을 조율하는 현재의 직무에 매력을 느껴 13년째 같은 직무에 종사 중입니다.
이직의 경우는, 한국에 Global HQ가 있는 세계 유수의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Q2: 삼성에서 2년 전 인사 체계 개편이 있었는데, 현재 사내 조직 문화는 어떤 편인가요?

인사 개편 전에는 홍길동부장님이라고 부르다가 길동님, 홍길동프로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처음에는 많이 어색헀지만 이제 수평호칭문화가 많이 자리잡았습니다.
또한 사내FA, STEP[Samsung Talent Exchange Program, 해외법인 교환근무] 등 여러 제도를 통해 직무전환 및 성장의 기회를 원하는 직원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 현재 근무 중인 부서에서도 이 제도들을 활용하여 직무전환 및 해외파견을 나가신 분이 있고, 만족도도 높습니다.

Q3: 연차에 따른 워라밸 차이가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가 있고, 그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로 평가받기 때문에 연차에 따라 워라밸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신규로 입사한 경우에는 당연히 다른 분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워라밸이 연차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복지는 건강검진, 의료비, 학자금, 경조사지원 등 다양한 항목이 있으며, 아래 채용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samsung-dsrecruit.com/recruits/benefits/index.php

Part 4. 학부

Q1: 학부생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실까요?

2학년 1학기에 경영대 길벗반 과대표서 주관했던 2박3일 대성리 총엠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무슨 생각으로 2박3일을 잡았는지 그 이유는 떠오르지 않지만, 긴 시간만큼 참석해준 길벗반 동기 선후배 모두와 더욱 돈독해졌던 여행이었습니다.
칼바람을 뚫고 간 사전답사, 이틀동안 즐길 놀거리 준비, 수십명이 먹을 음식의 대량조리 등 준비할 것도 많았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또 그만큼 즐거웠던 기억입니다.

Q2: 학부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제일 해보고 싶나요?

최근 주위의 추천으로 골프를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몸이 굳어서 그런지 배우는 게 쉽지 않습니다. 교양체육 과목 중에 골프 강좌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20대 때부터 배웠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골프가 아니더라도 평생 즐길 운동 하나 정도 골라서 더 늦기 전에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3: 학부 시절 때, 기억나는 고난이나 고민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졸업 후의 진로를 고민하면서, 고시나 CPA보다는 일반 기업체 취업으로 진로를 정하고 난 뒤 입사원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내가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취업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민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가만히 누웠다가도 갑자기 눈이 번쩍 떠지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의 나를 돌아본다면 스스로를 좀 더 믿어도 된다고 격려해줄 것 같습니다.

Q4: 대학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인 체험에 빗대어 보면, 대학, 특히 종합대학인 서울대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다양한 전공분야에 대한 통섭적 경험이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경영대로 입학했지만 전역 후 복학한 뒤 부전공으로 미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주전공은 당연히 공부해야 하는 것이므로, 부전공을 고를 때는 오히려 주전공에서 살짝 벗어나서 평소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지,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미학과를 부전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곳에서 훌륭한 교수님들께 미적 대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찾아보면 학과별로 타과생도 쉽게 수강할 수 있는 초급 전공강의가 많이 개설되어 있으니, 일반선택 강좌에 도전해서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새로운 분야를 접하는 경험을 해본다면 이는 대학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일 것입니다.

Part 5. 마무리

Q1: 선배님의 앞으로의 계획/목표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13년간의 근무동안 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으나, 모바일 디바이스 사업의 경우 전화/문자 기능만 있는 단순한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의 대세가 넘어가고 그 제품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이에 업무에 있어서도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여, 사외 SCM학회 등에서 주관하는 교육과정 수강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2: 서울대학교 후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이미 본인의 현재를 부지런히 살고 있을 후배님들에게 특별히 더 필요한 말은 없을 것입니다만, 이런 경험을 해본다면 좀 더 뜻깊은 학교생활이 되지 않을까 해서 몇마디 말로 인터뷰를 마칩니다.
먼저 공부, 연애, 여행, 취미 등 무엇이든 한 번 시작하면 질릴 때까지 해 보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경험하기가 쉬워진 환경이기 때문에 뭐든 시작하기는 간단하지만, 수많은 새로운 자극 때문에 그를 길게 이어가기는 어렵습니다. 나중에 왜 이걸 안해봤을까 보다는 왜 이걸 더 오래 해보지 않았을까를 후회하지 않도록, ‘아 이만큼이면 내가 해볼만큼 해본 것 같다, 더 이상 후회는 없다’는 생각이 들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경험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어떤 분야든 그 분야를 깊이 고민하고 탐구한 경험이 있다면 그 때의 마음가짐과 내가 가진 자원을 투자하는 방식은 그대로 나의 자산이 됩니다.
그리고 쉽지는 않지만 고전을 읽고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철학을 세우면 좋겠습니다. ‘신언서판’이라는 사자성어가 오랜 생명력을 갖고 있는 이유는, 사람에게는 단정한 용모, 고른 말주변, 뛰어난 글솜씨도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나 직책을 맡게 될 수록 정확한 판단력를 지녔는지의 여부가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인지를 가려내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판단을 잘 하기 위해서는 본인만의 가치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그 때 곁에 두면 좋은 것이 오랜 세월을 전해 내려온 고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채근담을 좋아하는데, 핸드북 사이즈로 출간된 판본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며 길잡이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읽고 있습니다.
학교에 먼저 들어왔다는 것 외에는 특별할 것 없는 사람인데도 시간 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은 더운 개강철이지만 교내 곳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황금같은 현재를 보람차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