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소개
Q1: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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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영04 박성철입니다. 2010년 여름 삼성전자에 입사하였고, 입사 후 지금까지 쭉 MX사업부에서 SCM[Supply Chain Management] 관련 업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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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을 한 마디로 설명하기는 쉽지 않으나, ‘공급망에 관여하는 모든 Player간의 정보를 동기화하고 프로세스를 최적화하여 공급망 전체의 가치를 창출하고 향상시키는 행위’라고 통상 정의합니다.
Q2: 지금의 일을 시작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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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선발 후 부서배치 설명회에서, SCM을 포함하여 마케팅/해외영업 등 다양한 직무를 소개받았습니다. 그 중 전 세계 생산~판매 공급망을 관장하며, 세계 곳곳의 수요를 정제하고 그 수요에 맞춘 생산계획을 수립하는 현재 업무에 가장 흥미를 느껴 지원하였고, 운좋게 선발되어 현재까지 동일 부서에서 만 13년째 같은 직무 수행 중입니다.
Part 2. MX사업부 / SCM 관련
Q1: 신규 기종 혹은 소프트웨어가 출시되었을 때, MX 사업부 차원에서의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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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모델의 컨셉이 결정되면 S/W, H/W 각각 개발이 진행되며, 동시에 Unpack행사 준비 및 출시 후의 마케팅 계획이 수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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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이 완료되고 제품이 시장에 발표되면 세계 각지의 생산법인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역시 세계 각지의 판매법인으로 배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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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거래선에 판매가 이뤄지면 거래선에서 각 소매점으로 분배하고, 소비자가 구입하여 통신사를 통해 제품을 개통하게 됩니다.
Q2: Supply Chain 관련 업무에서 신입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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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Supply Chain 분야에만 국한되는 자질은 아니지만, 집중력과 분석력은 SCM 직무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역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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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매일 전 세계로부터 입수되는 판매/생산/재고 등 수많은 데이터 중 어느 숫자가 현재의, 그리고 잠재적인 문제를 말하고 있는지 끌어내야 합니다. 방대한 숫자에 매몰되지 않는 집중력과 Risk를 감지할 수 있는 분석력이 중요한 역량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Q3: 최근 다양한 직무에서 AI가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MX 사업부에서 AI가 유용한 분야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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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생성형 AI를 업무에 본격적으로 접목시키기에는 충분한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개발 측면에서는 개발 코드의 동작 검증 및 오류 점검, 판매 측면에서는 시장에서 들려오는 다양한 VoC[Voice of Customer]의 Trend 분석 등 분야에서 AI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4: Supply Chain 분야의 전망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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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비록 그 형태는 변하지만, 제조업이 존재하는 한 공급망 관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재료와 가공공정을 준비해야 하며, 그 물건을 어디에 어떻게 배송할 지도 점검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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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다루는 Tool은 종이 표에서 엑셀로, 엑셀에서 DBMS로 바뀌고 있지만 제조기업에서 SCM은 항상 갖추어야 하는, 필수 불가결한 핵심 요소입니다. 이에 SCM 분야의 전망은 드라마틱하게 떠오르는 분야는 아닐지라도, 개인/기업에게 모두 항상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Part 3. 직장
Q1: 졸업 후 같은 직장의 같은 업무를 계속 하셨는데, 소속 변경이나 이직 등의 고민은 없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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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ply Chain 업무는 공급망 전체를 관장하는 특성 상, 필연적으로 회사 내의 다양한 조직과 접할 기회가 많습니다. 개발/구매/품질/영업/마케팅 등 회사의 각 분야도 중요하지만, 전 분야와 접하며 사안을 조율하는 현재의 직무에 매력을 느껴 13년째 같은 직무에 종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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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의 경우는, 한국에 Global HQ가 있는 세계 유수의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이 답이 될 것 같습니다.
Q2: 삼성에서 2년 전 인사 체계 개편이 있었는데, 현재 사내 조직 문화는 어떤 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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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개편 전에는 홍길동부장님이라고 부르다가 길동님, 홍길동프로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처음에는 많이 어색헀지만 이제 수평호칭문화가 많이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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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내FA, STEP[Samsung Talent Exchange Program, 해외법인 교환근무] 등 여러 제도를 통해 직무전환 및 성장의 기회를 원하는 직원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실제 현재 근무 중인 부서에서도 이 제도들을 활용하여 직무전환 및 해외파견을 나가신 분이 있고, 만족도도 높습니다.
Q3: 연차에 따른 워라밸 차이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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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가 있고, 그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로 평가받기 때문에 연차에 따라 워라밸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신규로 입사한 경우에는 당연히 다른 분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워라밸이 연차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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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는 건강검진, 의료비, 학자금, 경조사지원 등 다양한 항목이 있으며, 아래 채용 홈페이지에서 자세한 내용 확인 가능합니다. https://www.samsung-dsrecruit.com/recruits/benefits/index.php
Part 4. 학부
Q1: 학부생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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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년 1학기에 경영대 길벗반 과대표서 주관했던 2박3일 대성리 총엠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무슨 생각으로 2박3일을 잡았는지 그 이유는 떠오르지 않지만, 긴 시간만큼 참석해준 길벗반 동기 선후배 모두와 더욱 돈독해졌던 여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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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바람을 뚫고 간 사전답사, 이틀동안 즐길 놀거리 준비, 수십명이 먹을 음식의 대량조리 등 준비할 것도 많았고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또 그만큼 즐거웠던 기억입니다.
Q2: 학부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제일 해보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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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위의 추천으로 골프를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몸이 굳어서 그런지 배우는 게 쉽지 않습니다. 교양체육 과목 중에 골프 강좌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20대 때부터 배웠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꼭 골프가 아니더라도 평생 즐길 운동 하나 정도 골라서 더 늦기 전에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3: 학부 시절 때, 기억나는 고난이나 고민했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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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후의 진로를 고민하면서, 고시나 CPA보다는 일반 기업체 취업으로 진로를 정하고 난 뒤 입사원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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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내가 취업을 할 수 있을까, 취업을 하면 잘 할 수 있을까에 대해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고민했던 시절이 있습니다. 가만히 누웠다가도 갑자기 눈이 번쩍 떠지던 때가 있었는데, 그때의 나를 돌아본다면 스스로를 좀 더 믿어도 된다고 격려해줄 것 같습니다.
Q4: 대학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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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체험에 빗대어 보면, 대학, 특히 종합대학인 서울대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다양한 전공분야에 대한 통섭적 경험이 열려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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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경영대로 입학했지만 전역 후 복학한 뒤 부전공으로 미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주전공은 당연히 공부해야 하는 것이므로, 부전공을 고를 때는 오히려 주전공에서 살짝 벗어나서 평소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찾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어떤 것을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지, 무엇이 예술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바탕으로 미학과를 부전공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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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서 훌륭한 교수님들께 미적 대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찾아보면 학과별로 타과생도 쉽게 수강할 수 있는 초급 전공강의가 많이 개설되어 있으니, 일반선택 강좌에 도전해서 평소와는 다른 시각으로 새로운 분야를 접하는 경험을 해본다면 이는 대학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일 것입니다.
Part 5. 마무리
Q1: 선배님의 앞으로의 계획/목표를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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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의 근무동안 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으나, 모바일 디바이스 사업의 경우 전화/문자 기능만 있는 단순한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시장의 대세가 넘어가고 그 제품을 관리하는 시스템도 계속 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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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업무에 있어서도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여, 사외 SCM학회 등에서 주관하는 교육과정 수강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Q2: 서울대학교 후배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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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본인의 현재를 부지런히 살고 있을 후배님들에게 특별히 더 필요한 말은 없을 것입니다만, 이런 경험을 해본다면 좀 더 뜻깊은 학교생활이 되지 않을까 해서 몇마디 말로 인터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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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공부, 연애, 여행, 취미 등 무엇이든 한 번 시작하면 질릴 때까지 해 보면 좋겠습니다. 요즘은 다양한 분야를 조금씩 경험하기가 쉬워진 환경이기 때문에 뭐든 시작하기는 간단하지만, 수많은 새로운 자극 때문에 그를 길게 이어가기는 어렵습니다. 나중에 왜 이걸 안해봤을까 보다는 왜 이걸 더 오래 해보지 않았을까를 후회하지 않도록, ‘아 이만큼이면 내가 해볼만큼 해본 것 같다, 더 이상 후회는 없다’는 생각이 들 만큼 최선을 다하는 경험을 해보면 좋겠습니다. 어떤 분야든 그 분야를 깊이 고민하고 탐구한 경험이 있다면 그 때의 마음가짐과 내가 가진 자원을 투자하는 방식은 그대로 나의 자산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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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쉽지는 않지만 고전을 읽고 세상을 보는 자기만의 철학을 세우면 좋겠습니다. ‘신언서판’이라는 사자성어가 오랜 생명력을 갖고 있는 이유는, 사람에게는 단정한 용모, 고른 말주변, 뛰어난 글솜씨도 필요하지만 시간이 지나 직책을 맡게 될 수록 정확한 판단력를 지녔는지의 여부가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인지를 가려내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입니다. 판단을 잘 하기 위해서는 본인만의 가치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그 때 곁에 두면 좋은 것이 오랜 세월을 전해 내려온 고전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채근담을 좋아하는데, 핸드북 사이즈로 출간된 판본을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며 길잡이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어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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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먼저 들어왔다는 것 외에는 특별할 것 없는 사람인데도 시간 내서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은 더운 개강철이지만 교내 곳곳에서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황금같은 현재를 보람차게 보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