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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강민석

Part 1. 소개

Q1: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제 이름은 강민석이고, 현재 미국 구글에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대학교는 2005년에 전기공학부 입학을 했었고 석사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를 나왔습니다. 이후 미국의 박사로 유학을 가서 졸업 후에 미국 대학교의 교수로 잠깐 있다가, 작년에 구글에 입사를 했습니다.

Q2: 현재 하고 계신 일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구글의 People+AI Research (PAIR) 팀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만든 시스템을 분석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데이터 시각화 툴을 만듭니다.
인공지능 시스템을 만들 때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이 이러한 데이터를 잘 분석해서, 문제가 있으면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툴을 만듭니다.
조금 더 설명을 드리자면, 이미지 분류를 하는 툴을 만들 때 사과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빨간 사과만 보여주면 녹색 사과가 들어왔을 때 판단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어떤 데이터를 이용하고 있는지 잘 파악하면서, 문제가 생긴다면 빨리 찾아내서 고쳐야 합니다.
제가 하는 일은 그런 과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툴을 만드는 것인데요, 엔지니어 혹은 실제 이용자들이 인터페이스를 보면서 데이터 분석을 하고, 데이터 시각화 기법을 통해 더 빠르고 정확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Q3: 민석님은 어떤 가치를 중요시 여기시면서 일을 하고 계신가요?

석사 초반에는 대용량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었다가, 점차 알고리즘 개발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인공지능을 쉽게 이해하게 할 수 있을까에 관심이 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박사 과정에서는 조금 방향을 바꿔 인공지능 분석을 위한 데이터 시각화 연구를 하게 되었죠.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게 뭐고 잘하는 게 뭔지 찾아서 그걸 의미 있게 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들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Part 2. 학부

Q1: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학부 생활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이 될까요?

얻을 수 있는 건 많이 있겠지만, 주변 친구들의 존재가 생각보다 큰 것 같습니다. 이렇게 똑똑하고 다양한 배경의 친구들과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은 것 같고 되게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그다음에 저는 교양 수업이랑 타과 과목들이 굉장히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제 전공이 마음에 안 들어서, 꼭 들어야만 하는 전공 과목을 들으면서 다른 건 무슨 수업을 들을지 고민했었거든요.
그 때 정보문화학 수업을 몇 개 들었는데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저랑 계기는 다르지만 그래도 비슷한 생각을 하시는 분들, 팀 프로젝트 하면서 만나는 분들, 그런 만남의 기회들이 흥미로웠던 것 같습니다.

Q2: 학부생 시절로 돌아가실 수 있으시다면 바꾸고 싶으신 것 혹은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으신 것이 있으신가요?

아니요, 딱히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때로 돌아가 새로운 걸 바꿔볼 수도 있지만 지금 와서 바꾸면 또 나비 효과처럼 다른 일도 바뀔 수 있고 크게 의미가 없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Q3: 학부생 시절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실까요?

동아리 활동을 했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스누라이프라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사이트를 개발하고 이용하는 경험이 흥미로웠고 제 진로에도 영향을 많이 미쳤고요. 동아리에서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난 것 같고, 저는 또 아내를 거기서 만났기 때문에 그 정도면 성공적인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art 3. 유학

Q1: 유학을 가고 싶어 하는 학부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실 수 있을까요?

서울대를 나오셨다면 다들 잘 하시는 분들이고 보통 시키는 일들이나 주어진 문제를 굉장히 잘하세요. 하지만 요즘 제가 보면서 계속 느끼는 거는 “시키신 일이면 뭐든지 하겠습니다”라는 마인드보다는 “난 이런 걸 하고 싶다” 라고 말하는 게 좀 더 선호되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특히 아시아에서 오시는 분들은 “시켜주시면 아무거나 하겠습니다.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합니다.” 라고 말하는데, 이런 말도 좋지만 “나는 이런 걸 하고 싶다” 라고 말을 하면 교수 입장에서 ‘이 학생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그럼 이런 걸 시켜야겠다’가 되어서 더 좋은 거 같아요.

Q2: 미국에서의 생활은 어떠신가요?

제가 한국에서 대학원 과정을 밟았을 때, 다른 대학원 과정도 다 같은 줄 알았는데 미국에 와보니 다르게 하고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한국 같은 경우는 랩별로 한 교수님 밑에 있는 학생들이 방도 같이 쓰고, 같은 회사의 같은 팀에 있는 것처럼 행동을 하게 되는데 여기는 그렇게 하지 않더라고요.
미국은 그냥 그 학과 전체에서, 다른 연구실 사람들과 다른 교수님 밑에 있는 사람들이 다 같이 같은 방을 쓰고, 그래서 한국과는 달리 다른 연구실들과의 교류가 상당히 활발하더라고요.
아, 이렇게 해도 문제가 없구나, 이런 것들이 좀 많이 있었고, 그래서 시야가 넓어질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런 것들 말고도, 한국에 있을 때는 굉장히 동질적인 집단, 즉 저랑 비슷한 사람들이 연구실에도 많이 있고 서울대에서도 비슷한 중고등학교를 나온 분들이 많은데, 미국에서는 배경이 아주 다른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여기에선 제가 소수자이고,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들에 피부색도 다른 사람들, 이런 사람들하고 함께 있다 보면, 같은 목표를 갖기보다도 나는 어떤 걸 해야 되고 나에게 맞는 삶은 무엇인가 이런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이게 힘들기도 하지만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Part 4. 마무리

Q1: 컴퓨터 관련 분야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진로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점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어떤 직업을 할지는 당연히 달라질 것 같은데요. 제가 있는 회사와 같은 곳을 온다고 할 때, 면접에서 지원자의 프로그래밍 스킬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소통을 얼마나 잘하는지를 많이 보는 것 같아요.

Q2: 컴퓨터 관련 분야에서 전공을 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마디 해주실 수 있을까요?

뻔한 얘기일 수 있지만 어쨌든 애플리케이션 개발 경험 같은 거를 해보는 건 좋은 것 같아요. 저도 스누라이프처럼 실제 사람들이 쓰는 앱을 개발해 본 경험이 있는데, 그런 과정에서 알고리즘 개발 같은 걸 넘어서, 프로젝트 전반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어떻게 해결하는지 등을 직접 경험해보고 확실히 많이 배웠던 것 같습니다.
특히 혼자가 아니라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같이 일을 할 때, 같은 전공 사람이나 친구랑 할 수도 있고, 다른 과 사람들이랑 할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같이 일하는 과정에서 내가 잘하는 게 뭔지,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아가고, 내가 생각 못한 걸 그 사람들로부터 알아가는 등 이런 과정들이 재미있으면서도 배울 게 많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