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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박승민

Part 1. 소개

Q1: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수학교육과 17학번 박승민이에요. 지금은 토스에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직 졸업을 못한 채로 2년째 회사랑 학교를 병행하고 있어요.

Q2: 현재 하고 계신 일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프론트엔드 개발은 진입장벽이 낮아 저처럼 전공자가 아닌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개발 자체를 딥하게 하시는 분들은 백엔드 쪽을 더 선호하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이런 점에서 다양한 배경과 개성을 갖춘 분들이 많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아요.
프론트엔드를 포함한 클라이언트 개발 영역은 디자이너와 긴밀히 협업하기도 하면서 제품의 눈에 보이는 끝단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나름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요. 클라이언트 쪽에서도 웹 개발은 ios나 안드로이드같은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순수 네이티브 앱은 구글 Play Store나 애플 App Store에서 배포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토스에서는 변경이 잦은 서비스의 경우 네이티브 기반 위에 웹뷰를 띄워서 FE 기술로 실시간 배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요.
이외에도 FE 기술로 네이티브 앱을 구현할 수 있는 React Native라든가 데스크톱 앱을 만드는 Electron 같은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크로스 플랫폼이 필요한 스타트업 등에서 환영받는 직종이라고 할 수 있죠.

Part 2. 학부

Q1: 수학교육과에서 개발 분야로 전향한 계기가 있을까요? 수학교육과 배경이 개발자로서 어떠한 도움이 되었나요?

입학할 때부터 수학 교사가 될 생각은 없었고 단지 수학이 좋아서 전공을 선택한 것이었는데 개발일을 하다 보니까 수학이나 개발이나 본질적으로는 다를 게 없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래서 저는 사실 ‘전향’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적용하지 않은 채로 ‘틀’을 배우다가 컴퓨터를 활용해서 세상의 문제를 푸는 ‘적용’을 하고 있다고 인식합니다.
수학교육을 공부하면서 차가운 지식을 전파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제가 성장했던 과정, 동료들의 성장을 돕는 과정에서 그런 고민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는 하다고 느끼지요.

Q2: 학부생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실까요?

지금도 학부생이긴 한데.. 아무래도 교생 실습이었던 것 같아요. 교생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순간들은 반 학생 한 명 한 명 상담해주면서 학생들이 저로부터 영감을 받아갔다는 생각이 들 때였습니다.
한 학생은 자신이 ADHD가 있다고 고백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저도 ADHD를 최근에 진단받았거든요. 그 얘기를 해주니 그 친구 눈빛이 바뀌었는데 이때 좀 짜릿했던것 같아요.

Q3: 학부생 시절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이었으며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고/바꾸고 싶나요?

학점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이요. 동아리 친구들의 격려(?) 덕분에 학교 성적에 대한 집착을 완전히 내려놓을 수 있었어요. 자료구조 과목의 마지막 과제 재제출 기한을 하루 착각한 걸 자정이 넘어서 알아차렸는데 동아리 바이브 덕분인지 그 순간 과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지더군요. 원래같았으면 굉장히 우울했을 일인데 말이죠. 1학년으로 돌아간다면 더 놀고 더 공부를 안할겁니다.

Q4: 가장 기억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공부를 하나도 하지 않은 시험에서 퇴실 가능 시간까지 기다릴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Q5: 서울대학교 학생들이 학부 생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 만나는 경험이라고 봐요. 각 분야에서 일찍이 두각을 드러냈던, 그와중에 팔방미인이었던 친구들이 도처에 널려 있는 그 환경 자체는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20대에 주어진 선물이죠.

Part 3. 직장

Q1: 지금의 일을 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처음에는 친구 한테 토스 단기계약직 모집 공고를 전달받았어요. 21년도 겨울이었는데 방학동안 인턴 경험 쌓는다 생각하니까 굉장히 매력적인 자리라고 생각했고 바로 지원했습니다. 그당시 개발은 거의 취미 수준이었고 기술적으로는 많이 부족했던것 같은데 운 좋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원래는 1달짜리 어시스턴트 FE 개발직이었는데 맡고 있던 프로젝트도 있었고 주위 동료들이 많이 지지해주신 덕분에 5달을 더 일했습니다. 그와중에 동아리에서 같이 FE를 했던 신 모씨도 토스 어시로 데려왔는데 작년 4월 즈음에 정규직이 되었다는 소식에 자극을 받아 전환을 위한 채용 절차를 밟았고 운 좋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Q2: 지금 토스에서 특별히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회사 프로젝트 중에서는, 제가 5월에 교생 실습을 나가기 전까지 1년 가까이 집중했던 인터널 빌더라는 제품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요. 저는 사내 제품을 만드는 Internal Tribe라는 조직에서 일하고 있는데 기존에는 재무, 법무, 총무 등 사내의 각 도메인별로 필요한 제품을 그때마다 사용자의 니즈에 맞춰 별도로 만들어오는 식이었습니다.
반복되는 어드민 개발과 관리 포인트 증가로 늘어나는 운영성 업무에 따른 비효율이 문제라고 느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제품으로 여러 제품을 ‘찍어낼’ 수 있는 노코드 제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현재 인터널 빌더는 회사 내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전자결재나 감사 기관에 제출할 증적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전 계열사에서 공식 업무 처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제품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FE 개발자를 위한 공용 컴포넌트 라이브러리를 제작하기도 하면서 사내 인사 업무를 위한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Q3: 직업에 있어서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시는지, 그리고 그 가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 개발자 혹은 엔지니어로서 느끼는 직업에서의 중요한 포인트는 결국 기술로서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에 충실하자는 미덕이라고 봐요. 기술 자체에만 집중해서는 쉽게 주화입마에 빠져버리는 것 같습니다. 소프트웨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의 영역을 넓히는 데에 기술이 기여할 수 있는 것이지 기술 그 자체가 가치를 발할 수는 없으니까요.
저는 커뮤니케이션에서 그러한 부분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 제품을 만드는 사람간의 소통에 방점을 두려는 편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좋은 기술이 좋은 문제해결에 활용되는 사례를 만들어 전파하고 동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체계를 조직문화로 잡아나가고 싶어요.

Part 4. 마무리

Q1: (개발 관련 분야에서) 진로를 정할때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가진 사람이어야 롱런하는것 같아요. 개발에 여러 영역이 있지만 제품 개발에 한정해서 보면 만드는 것을 진짜 좋아할 필요가 있어요.
도구는 수학인데 결과는 예술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예술적인 걸 만들 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짜릿함을 느낀다면 누구나 한번 도전해보면 좋다고 생각해요.

Q2: 인생 목표를 여쭤봐도 될까요?

좋은 바이브를 갖는 거에요. 나의 기운이 내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걸 말해요. 무엇을 하든 상관없어요. 다만 그 임팩트가 컸으면 하는 바램인거죠.

Q3: 서울대학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정답에서 벗어나는 것이 정답이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부처가 정답을 찾기 위해 기나긴 고행 끝에 그것을 포기한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잖아요. 다들 뛰어나신 분들인데 더 무슨 말을 해드리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