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소개
Q1: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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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홍승완이고요, 서울대학교 화학부 17학번으로, 23년도 전기 졸업하여 현재 삼성 디스플레이에서 공정 개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중입니다.
Q2: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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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회사는 디스플레이 중에서도 OLED 패널을 제작하고요, 패널 공정의 기술을 선행 개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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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2월에 입사해서 5개월째 근무 중인데요, 신입 연수 과정을 빼면 더 적게 근무해서, 처음부터 배우는 단계입니다.
Q3: 하루 일과와 여가 활동이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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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기흥에 있어서, 아침에 일어나서 통근 버스로 출근하고, 퇴근까지 일하면서 중간중간 밥 먹고, 버스 타고 퇴근해서 잠깐 쉬다가 자는 걸 평일 동안 반복합니다. 주말에는 특별한 일 없으면 출근 없이 자유 시간을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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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에는 집 오면 바로 자는 수준이라 뭘 할 수가 없구요, 주말에 집안일, 이발 등 밀린 일 하고, 친구 만나거나 수영, 게임 등등 하고 지냅니다.
Part 2. 학부
Q1: 화학부로 진로를 정한 계기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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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과탐 4과목 중에서 처음 배웠던 게 화학이었는데, 공부하다 보니 재미를 느꼈고 스스로 잘하는 분야라고 생각해서 이쪽으로 학과를 정했구요, 공대로 진학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어서 자연대 화학부로 진학했습니다.
Q2: 복수 전공으로 어떤 전공에 진입하셨는지와 그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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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화학생명공학부를 복수 전공했습니다. 화학부 외의 다른 과도 복수 전공해보고 싶었고, 공학 쪽에서는 어떤 걸 가르치는지 궁금했었어요. 저는 화학 외에는 해보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서 화학생명공학부를 선택했습니다. 기초 과목은 화학부와 내용이 겹쳐서 복습하는 겸 들었고, 3학년 과목부터는 확실히 달라지는데 아무래도 화학 쪽 베이스가 있어서 조금 편했던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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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과목을 가르치시는 교수님인데도 방향성을 다르게 가져가시는 거를 보면서, 자연과학을 하는 사람과 공학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공대 복수 전공을 해서 좋았어요. 자연대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 공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Q3: 화학부와 화학생물공학부의 차이를 더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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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부는 정말 자연과 그 속의 화학적인 현상들, 근본적인 이유 등 진짜 ‘자연’스러운 학문 탐구를 하는 곳이고, 화학생물공학부는 그런 화학물질들이 다루어지는 곳에 엔지니어로 내가 투입되었을 때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소양들을 알려주는 느낌이었어요. 실제 산업계와의 연관성을 보면 공대 쪽이 더 밀접하게 엮어있는 거 같아요. 회사에 와서 보니 공대 때 들었던 내용이 유용하더라고요.
Q4: 자신의 진로를 기준으로 볼 때, 학점과 대외 활동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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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함부로 말씀드리기 어려운데, 사실 저처럼 취업을 한다면 당연히 둘 다 챙기는 게 좋죠. 일단 저희 학부는 대외 활동을 할 수 있는 게 뭐가 없다고 생각해요. 크게 랩 인턴, 회사 인턴. 이 두 개는 스펙뿐만 아니라 본인의 진로 선택에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구요, 학점은 개인적으로는 고학점을 위해 목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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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하고 회사 가서 직무 배우고 그럴 때, 학점이 잘 안 나왔어도 혼자 고민해보고 공부했었던 것들이 기억에 잘 남아있어서 학점보다도 고민한 경험이 더 도움 된다고 생각해요. 물론 취업 문을 뚫기 위해서는 학점도 중요한 요소니까 버릴 순 없겠죠.
Q5: 보통 랩 인턴은 어떤 방식으로 하게 되나요? 교수님과 친분이 따로 있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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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과 친분이 있을 필요는 없구요,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가 있으면 그쪽 분야의 교수님들마다 다루는 아이템이 다르니까 그중 몇 개 딱 끌리는 게 있을 거에요. 그럼 거기 랩장이나 교수님에게 직접 연락을 하던가 해서, 자기가 인턴을 하고 싶다 이렇게 직접 부딪혀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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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면담을 하든 어떤 과정을 거치든 해서 허락이 되면 그 후에 인턴을 하게 되는 거죠. 또 학과마다 달라서 학점을 채워주면서 하는 경우도 있구요, 저희 학부나 제가 복수전공한 화학생물공학부에도 그런 게 있어서 특정 과목을 들을 때 랩 인턴을 하면서 수강을 할 수가 있어요.
Q6: 학부생 때 친한 교수님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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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친한 교수님은 없었어요. 인턴할 때의 지도 교수님도 업무적으로만 자주 소통했지 사적으로 친하다는 느낌은 그리 들지 않았어요. 딱히 친분이 없더라도 랩 인턴이나 대학원 과정이나 이런 거에 큰 지장 없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될 거 같아요.
Q7: 학부생 때 제일 좋았던 경험이나, 했었으면 할 걸 하는 게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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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도 후회 없이 지냈던 거 같아요. ‘이런 거 해볼걸’ 같은 건 없구요, 학교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얘기했던 경험이 많이 좋았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 말고, 교수님만의 철학을 듣거나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끼리의 대화와 생각 공유가 중요하고 좋은 거 같아요.
Part 3. 취업
Q1: 지금의 회사를 정한 계기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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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를 제작하는 게 재미있어 보였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거고 실생활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것들이라, 지금 생각해도 되게 재밌다고 느낍니다.
Q2: 취업 준비는 얼마나, 어떻게 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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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취업 준비를 제대로 하겠다고 다짐해서 한 건 아니었구요, 사실 저는 대학원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공부를 계속 이어 나갈지 3학년까지는 못 정했다가, 4학년 때 랩 인턴도 해보고 나름대로 여러모로 알아봤는데 대학원을 향한 동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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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취업을 생각하게 되었고, 서울대가 마침 여러 기업의 인사팀에서 선호하는 학교라서 수시 특채로 지원할 수 있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저 같은 경우는 학부 홈페이지에 있는 취업 게시판을 보다가, 평소에 점 찍어놨던 회사의 지원서가 심플하고 편하게 지원할 수 있게 되어있어서 제 정보 기입하고 지원했는데 연락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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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제 취업 준비의 시작이었구요, 딱히 준비도 안 해놨었는데 아무것도 모른 채 지원서 넣고 인적성 준비하고 영어 준비해서 면접 대비하고 취업을 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되게 간단하게 취업을 한 거 같아요.
Q3: 자기소개서나 면접 관련 팁이나,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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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지원서를 넣어서 연락을 받은 다음에,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영어 준비, 대외 활동 등등 취업 준비를 많이 해둔 상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바로 채용 과정을 밟아도 되나 고민을 한 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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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마감 직전에 인사 담당자분께서 자기소개서가 저장이 안 된 상태라고 연락이 와서, 경험으로 넣어보자고 생각하고 3시간 만에 하고 싶은 말 솔직하게 막 써서 냈습니다. ‘떨어져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지원했다’라는 말을 자기소개서에, 심지어 면접 때도 솔직하게 언급했었어요.
Q4: 기억에 남는 면접 질문이나 어려웠던 질문이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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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사람을 자기소개서에 쓰는 게 있었어요. 거기에 저는 아버지를 썼는데, 면접 때 자기소개서에 쓴 사람 말고도 존경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어봤었어요. 단골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준비를 많이 안 해가서 가장 당황스러웠습니다.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하고, 머릿속에 기업 총수 등 많은 인물들이 지나쳤지만 그 자리에서 말하면 안 될 거 같아서 결국 대답을 못했고, 그냥 주변 사람들에 다 배울 점이 있다고 하고 넘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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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OLED 만드는 회산데 OLED 원리가 뭐냐고 물어봤었거든요. 근데 저는 이 회사가 그냥 디스플레이 만드는, 조명이나 TV 이런 거 만드는 회사인 줄 알았어요. OLED 만드는 회사인지도 몰랐었고, 질문에 대한 답도 몰랐어서 결국 대답 못 했었습니다.
Q5: 회사 생활하면서 겪은 고충이 있다면 들려주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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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충이라고 하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일 큰 게 사람 스트레스에요. 조직 생활을 하면 더 크게 다가오는데, 내 가족보다도 자주 보는 사람들과 관계가 안 좋으면 굉장한 스트레스로 느껴지고, 회사를 오래 다닐 생각이라면 더욱 힘들어지죠. 이런 게 직장인들의 스트레스인 것 같고, 그 외의 고충은 거의 다 견딜 수 있는 것들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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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공대 학생들이 연구직이 아닌 제조나 생산 관리 쪽으로 취업을 하게 되면 근무지가 공장이다 보니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화학 공장 같은 것들이 다 바닷가 쪽에 있다 보니, 저는 그렇게 멀리 가기 싫어서 대전보다 멀리는 안 가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그쪽에서 취업하겠다고 생각했었고, 지금 근무지는 기흥이라서 만족하면서 다니고 있습니다. 근무지 문제도 되게 중요한 것 같아요.
Part 4. 마무리
Q1: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을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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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삶의 목표는 평범하게 사는 거라서, 평범하게 직장에 다니고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평범한 여가 생활을 즐기며 살다 떠나고 싶어요. 지금은 회사를 계속 다니면서, 아직 배우는 단계니까 계속 열심히 배울 거예요. 평범한 직장 생활을 잘하려면 신입으로 처음 배울 때 열심히 배워야 나중에 좀 편해질 거 같아서 당장은 그러려고요.
Q2: 마지막으로 화학부 후배들에게 한마디 해줄 말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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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저보다 대단하신 분들이 많아서 뭐라 말을 잘 못하겠네요. 화학부에서 학부 졸업하고 취업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제 경험상 졸업생의 2/3 이상은 공부를 더 하는 것 같고, 그래서 졸업 후 바로 취업하려는 학생들은 정보를 얻기가 힘들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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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도 별로 없다 보니 이 길이 맞나 싶을 수도 있는데, 저처럼 화학부 졸업해서 바로 취업하는 케이스가 있으니 이상해할 것 없이 힘내시길 바랍니다. 다들 똑똑하신 분들이라 제가 뭔가 조언을 드릴 건 없지만, 각자의 다양한 인생에 파이팅하며 살아가요.